제목 하이드라의 머리 하나가 주욱 뻗어 나오며 나머지의 머리들은 작아 작성자 최동현 날짜 2021-05-13 조회수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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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라의 머리 하나가 주욱 뻗어 나오며 나머지의 머리들은 작아져서 어느새 몸 안으로 말려 들어가듯이 사라져 버렸다. 그러나 하나의 머리. 죽지 않는 머리는 눈을 번들거리며 비죽비죽 촘촘히 돋은 이빨들을 드러내었다.더 이상 뭘 바라지? 그냥 내버려 두지 않고?아이들은 어렸다. 물론 나도 어렸다. 그러나 그 순간. 아무도 말을 할 수 없고 그럴 엄두도 내지 못하는 순간. 모든 주도권을 잡은 것은 나였다. 그건 어쩌면 흔히 있을 수 있는 작은 일인지도 몰랐지만 그건 나에게는 엄청난 일이었다. 그래. 생각이 난다. 모든 것을 훌훌 벗어던지고 나는 그 때로 되돌아가고 있다.여보. 이젠 그만 정신 차려.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나는 하나도 알아듣지 못하겠어. 왜 어머님 이야기까지 하는 것이지? 이미 고인이 되신 분인데.사랑하는 남자. 그 남자가 나를 없애려 하고, 나는 그 이유조차도 모른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 사람에게 버림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나 자신을 용서할 수 없다.희한하게도 나는 두 생각을 대화하듯이 하고 있다. 그리고 그 대화는 보통 때처럼 번갈아 스스로를 채찍질 하듯 한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고 마치 같은 방에 두 사람이 들어서 이야기하는 것 같이 동시다발적이다. 어찌되었건 나에게 냉정을 지킬 수 있도록 해주고 있는 또 하나의 생각이 고마울 뿐이다. 그러나 그러면 지금 그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또 다른 생각은 무엇이지?그래! 남편은 하여간 일기를 쓰고 있어! 그건 틀림없어! 그걸 봐야 해! 봐야 해!들이킨 숨이 없는 상태에서 소리를 칠 수는 없는 법이었다. 잔뜩 뻗어 낸 양 손에는 아무것도 잡히는 것이 없이 다만 빈 허공만이 움켜 쥐어졌다. 그리고 발은.6월 2일흐. 흐흑. 이잉.내 몸은 나 자신마저도 믿어지지 않는 빠른 동작으로 소파의 뒷 쪽으로 뛰어들어갔다. 본능이었을까? 갑자기 나는 온 몸에 독이 올라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뱀의 뜨거운 독. 가위가 남편의 손에서 힘없이 떨어지면서 다시 한 번 번득였다. 무의식 중에 그런 것일까?
몇 초 뒤면 내 걸려 있는 발목이 미끄러지고 나는 다시 돌덩어리처럼 아래로 떨어져 내릴지도. 아아 그건 너무 끔찍하다. 안 돼! 안 돼! 그러나.너는 나를 이길 수 없어.여. 여보마치 백치와 같은. 나면서부터의 백치와 같은 웃음이었다. 그 웃음만으로 모든 것이 끝나버렸으면. 그랬었다면 아아악!나는 시어머님의 반대가 극심할 것을 예상할 수 있었지만 그러나 아무리 반대가 심하더라도 내가 지금의 남편을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비웃지마! 갈거야! 그 이가 나를 받아 줄 거야!그래. 어머님. 어머니가 살아계셨다면. 그리고 지금 이런 광경을 본다면 뭐라고 말씀을 하실까.갑자기 뭔가가 눈에 띄었다. 남편의 얼굴은 처연 했으나, 남편의 눈동자는 유난히 빛을 발하고 있었다. 왜 저러지? 마치 먹이를 앞에 둔 짐승의 눈빛처럼, 남편의 눈은 번들거리는 광채를 발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시선은 지금. 내 손! 아니 내 손에서 흘러내리는 피를 바라보고 있다! 탐욕스러운 듯이!8. 탈출 (2)그리고 나 자신 어찌 할 수 없이 나는 잠 속으로 더더욱 파고 드는 것이다. 자면 안 되는데. 저 목소리 분명 처음 들었는데도 귀에 익은 목소리 도대체 아, 잠이 들면 안 되는데.5. 회상 (2)발. 발작을 해서 내 발목을.맥이 풀린다. 나는 몸을 침대 위에 던져 털썩 하고 앉았다. 바로 옆에 있는 남편의 일그러진 모습의 윗옷. 짙은 감색의 양복 상의이다. 나하고 같이 가서 맞추었던 옷이지. 그 옷조차가 무섭다. 그런데 내가 그 옆에 앉아 있다니! 몸을 일으키려다보니왜? 그렇다면 혹시 그때에 무사히 잘 넘어갔다고 기억하고 있는 것 자체가 잘못 기억하는 것은 아닐까? 그때 무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그 때에 내가 뭔가 기억할 만한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는 것이 또 다른 잘못된 기억의 반향은 아닐까?나는 난 말이다.다시 내 입에서는 흐느낌 소리가 흘러 나오고 내 이 비참한 몸뚱이가 산산히 부서지도록 마구 몸부림을 치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게 몰려 나온다. 아냐.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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