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나는 계속해서 덕희의 파일들을 열어 보았다. 하지만 비밀의 메시 작성자 최동현 날짜 2021-05-20 조회수 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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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계속해서 덕희의 파일들을 열어 보았다. 하지만 비밀의 메시지가 담긴 파일은 나타나지 않고 엉뚱한 녀석의 공상들만이 제목과 함께 뜨는 것 이었다.다시 입력하시오.자세히 보니 그것들은 시대순으로 잘 정리되어 있었다. 그리고 대부분 덕희가 태어난 이후의 작품들인 것 같았다. 그것은 벽면을 장식한 신문 스크랩들도 마찬가지였다. 덕희가 모아 놓은 신문과 잡지들을 잘 편집하면 웬만한 세계사 책도 만들 수그녀는 냉소적인 미소를 지으며 흥! 하는 비음을 낸 후 문을 열어 놓은 채 집으로 들어갔다. 환영의 표현인지 불쾌감의 표현인지 감을 잡을 수 없는 묘한 제스처였다.“이제 곧 알게 되실 겁니다.”그의 테이블에는 재떨이도 맥주병도 없었으며 브랜드 스티커를 깨끗이 떼어낸 반쯤 마신 생수병만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p 115자세히 보니 상당히 좋은 양복을 입고 있었다. 아르마니 제품인 것 같았다.엘리베이터가 속도를 늦추더니 결국 멈춘다. 심장 뛰는 소리가 머리에서 느껴진다.자네들을 지켜 볼 꺼야. 다음에 보자고!@p 200“난 이제부터 잘 테니 너와 건우씨는 맘대로 해.”고만 말했습니다. 그리고 아침 일찍 타임캡슐 공원에서 만나기로 한 후에 끊어버렸습니다. 그로부터 몇 시간 후 형사님께서 전화를 하셨죠. 그게 전부입니다.거기까지 이야기를 마친 덕희는 가방에서 생수병을 꺼내 목을 축였다.나는 얼마 동안을 배를 잡고 웃다가 웃음을 멈추고 누운 채 하늘을 바라봤다. 하늘에는 별들이 떠 있었다. 시원한 바람이 귓가를 스쳐 갔다. 오랜만에 느끼는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그 동안 나는 현실에 쫓겨 바람 소리를 잊고 살아왔다. 나는 누운 채로 말했다.모두 진부한 게임들뿐이었다. 뭔가 새로운 것이 필요했다.처음부터 끝까지 마음에 드는 구석이 없었다. 모두 남들이 몇번이고 써먹은 수법을 다시 재탕한 것들이었다.건축무한 육면각체의 비밀 1나는 다시 고개를 돌려 덕희가 말한 베네통 광고를 찾기 시작했다. 지금은 광고의 내용 따위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나는 찾고 있는 베네통 광고의 특징을 떠올
는 게 있어요. 이상이 설계한 건물들 중에 E대 사회관이나 의주통 전매 공사 같은 곳은 미로처럼 설계되어서 2층으로 들어가면 3층이 나오고 3층을 걷다 보면 다시 2층으로 돌아온다는 거예요. 그리고 이건 실제 있었던 사건에 제가 좀 덧붙인 건데, 일제 때 총독부에서 일본인 사업가 요시무라 히데요라는 사람의 동양척식주식회사라는 악덕 부동산 회사 설립을 도와준 적이 있었잖아요? 그것이 사실은 우리 나라의 토지를 교묘하게 착취하려는 의도였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죠. 그로 인해서 많은 땅을 고스란히 동양척식주식회사에 빼앗길 수밖에 없었지요. 그런데 그 요시무라의 오른팔 노릇을 한 권승택이라는 한국인이 있었어요. 그는 서자 출신의 장사꾼이었는데 땅에 관한 욕심이 상당했대요. 그런데 일본의 요시무라가 동양척식회사를 차리자 옳다꾸나 하고 찾아가 조선의 땅에 관해 자신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고 허풍을 치고는 한 자리를 꿰차고 앉았죠. 그리고 그때부터 조선의 명당 자리를 수소문하여 모조리 일본인의 소유로 만드는 데 큰 공을 세웠다고 해요. 물론 그와중에 자신의 땅도 많이 매입을 했죠. 어쨌든 그 권승택이라는 사람은 많은 부를 얻게 되었고 나이가 들었죠. 여기까지는 일제 시대에 흔히 있는 이야기지만 이제부터 재미있어져요. 노면으로 접어든 권승택은 유명한 지관을 동행하여 전국을 돌아다니며 자신의 무덤으로 쓸 명당을 찾으러 다녔대요. 그러다가 우연히 강원도 진례라는 곳을 지나게 되었는데, 천령 후룡이라는 기막힌@p 99구청사에 비해 신청사는 비교적 덜 붐볐다. 그리고 사람들의 표정도 훨씬 생기 있어 보였다. 그것은 아마도 신청사의 부대 상황이 구청사에 비해 좋기 때문일 것이다.나는 더욱 가까이 다가갔다. 가까이서 보니 그는 상당히 왜소한 체구를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작은 체구를 담은 포대자루 속에서 고개를 내민 작은 손가락들은 민첩하게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었다.통로를 다 지날 때쯤 인파 속에 몸을 숨겨 중년 남자가 앉아 있던 스낵 바를 돌아보았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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