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하긴 마포에서 약속할 데가 거기말고 어디 있겠니. 하지만 내가 작성자 최동현 날짜 2021-06-05 조회수 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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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마포에서 약속할 데가 거기말고 어디 있겠니. 하지만 내가 그 남자라면 널 밤섬으로 데려갈 텐데.』청년은 영화에 나오는 미국 경찰관처럼 또박또박 명령을 내렸다. 모락모락 김이 솟는 범퍼에 여자의 상체가 얹혀졌다. 청년의 발이 그녀의 가랑이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양쪽을 번갈아 때렸다.그는 은영 일행을 보더니 자리를 옮기자고 했고 가까운 찰떡등심집으로 데려가 꿀맛 같은 등심을 사 줬다.『그까짓 조형연구소보다 훨씬 낫지 않을까? 잘나간다는 사진작가들 벌이가 얼마나 센 줄 알아?』그녀는 더욱 동그랗게 몸을 웅크렸다. 차라리 이 사내가 숨막히는 조바심의 휘장을 걷고 덤벼들면 훨씬 편안하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당신 그러는 게 아냐. 클라이언트의 의견도 존중해야지, 그렇게 꼴리는 대로 막 가면 어떡하냐구?』갑자기 수십 개의 채널이 가동되면서 극심한 인력난이 발생하자 방송국들의 스카우트 경쟁은 불을 뿜을 수밖에 없었다. 가장 극심한 쪽이 연출진과 카메라맨 파트였지만, 괜찮은 작가를 영입하기 위한 물밑전쟁도 여간 치열한 게 아니었다.청년은 떨고 있는 여자를 다독거려 준 다음, 블라우스의 앞섶을 양손에 나눠 쥐고 질끈 동여맸다. 매듭은 배꼽께에 걸쳐졌고, 그 바람에 여자의 하복부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여자는 두 다리를 힘껏 붙인 채 엉덩이를 뒤로 뺐다.끼, 더럽게 볶아대네!마스트의 밧줄더미에서 타월로 몸을 감싼 채 앉아 있던 크리스티는 불안한 눈빛으로 동선을 보았다.『서로에게 버림받은 쓸쓸한 운명. 이런 게 바로 팔자라는 거란다.』『크리스티, 넌 어떤 게 네 몸에 어울린다고 생각하니?』문득 그녀는 등으로부터 지구의 체온을 느꼈다. 지구의 남단 땅끝에 지쳐 드러누운 자신의 모습에 강렬한 애착이 솟구쳤다.『선물? 과연 그가 어떤 선물을 줄까?』희수는 정말 걱정이 앞섰다. 상미야 어떻게 흘러가도 알아서 중심을 잡겠지만, 그 선배의 항해술은 믿을 수가 없는 거였다.차라리 그가 들어왔을 때 천연덕스럽게 암실에서 사진들을 한아름 들고나와 이것들이 도대체 뭐냐고 물었다면 지금처럼 조
『상관없어요, 신경 쓰지 말아요.』『네.』얼이 빠진 과장을 뒤로 하고 동선은 러시아 미녀들 쪽으로 걸어갔다.『너, 항상 그런 표정으로 다녀라, 얘! 되게 시한 거 있지.』『그나저나 그 시간을 뭘로 땜방하지?』여자는 수은등의 파르스름한 불빛 속을 단정하게 걸어오고 있었다.『눈에 확 띄는 신간 있던가요?』내린 곳은 시부야 전철역.그런 와중에 상미가 찾아왔고 희수의 남자에 관해 충격적인 소식을 들려 주었다. 그것은 혼란이었다.그녀는 더욱 동그랗게 몸을 웅크렸다. 차라리 이 사내가 숨막히는 조바심의 휘장을 걷고 덤벼들면 훨씬 편안하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쟤, 왜 저래!』김일권 님에게.『설마 방송 펑크 내진 않았겠지?』난데없는 영어에 그녀가 긴장했다. 그러나 곧 일본인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유창한 영어로 응답해 왔다.희미하게 엘리베이터의 경종이 들리자 희수는 재빨리 암실을 정돈해 놓고 침대로 돌아왔다. 그리고 실내의 조명을 끄고 옷을 벗기 시작했다. 그가 오기 전에 원상태로 돌아가는 게 급선무였다.희수는 대답 대신 주변 풍경을 둘러보았다. 가까운 곳에 데블즈 펀치볼(Devils Punch Ball) 폭포라는 볼거리가 있었지만 그깟 폭포를 보려고 여기까지 온 것은 아니었다.『오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손을 발견한 것 같군요. 그 손에 꼭 어울리는 선물을 하나 하고 싶은데 받아 주시겠습니까?』러시아어 통역을 맡고 있는 진행요원이 과장에게 물었다.『성능 하난 죽여 주지.』얼마 전부터 서울시 의회에서 환경미술업계의 비리가 거론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아홉 시 뉴스를 통해 이 세계의 흑막이 벗겨지기 시작했고, 본격적인 감사가 진행됐었다. 그래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동선의 활동반경은 극히 부자연스러웠다. 검찰이 호시탐탐 사생활을 견제하고 있는 마당에 사업 쪽까지 압박을 받는 이중고에 시달려야 했기 때문이었다.그가 지척에 다가와 어깨 너머로 들여다보고 있는데도 그녀는 글씨 쓰는 일에 여념이 없었다.『그래도 가르쳐 주는 게 매너 아냐?』 『몰라, 처음부터 지금까지 그 사람에 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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