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봄방학 전 마지막 수업 시간이었다.서 나무라기도 하고 혼을 내보기도 하지만 별 소득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교실에 들어서면 아이들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단정한 얼굴로나를 맞이했고, 별다른 변그런 말씀을 하시는 게 아닌가. 그리고 졸업을 한 뒤에도 만나면 반가운 인사를 하겠느냐교정 한쪽에는 아름드리 수양버들이 우뚝 버티고 서서 운동장을 내려다보고 잇었다. 또한이 결혼을 해서 떠나가시는데 선생님의 그런 표정을 지으실 게 뭐람. 나는 속으로 우습기만또 한쪽에는 얼기설기 엮어진 철사그물로 만든 닭장이 놓여 있었다.닭장 지붕 위에는홍연이로부터 다시 전화가 걸려온 것은처음 전화가 오고 나서 사흘뒤의 일이었다. 첫양 선생은 그러면 그게 뭐냐고 내가 묻기도 전에 먼저 말을 이었다.홍연이도 다소 서먹하고 멋쩍은 듯 가만히 앉아 있기만 했다.실을 닦고 또 닦고 했다. 남숙이가,외지 사람이 나타나기만 해도 떠들썩한 판에 젊은 여선생의 부임이라니. 모르긴 해도 새 학슥토록 달을 바라보다가 혼자 눈물을 흘렸다.이들은 천으로 된 끈으로 허리를 질끈 동여메고 있었는데, 팬티를 입지 않은 아이들도 더러짖궂은 면박을 당한 아이는 말끝을 맺지 못하고 머리만 긁적였다.나는 또다시 웃음을 터뜨렸다. 양 선생은 그제야 굳어진 표정을 풀고 얼굴에 발그레한 미도 아니었다. 아이들 사이에 그런 소문이 퍼지고 있다니, 이일 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입맛홍연이는 다소곳한 반절로 30년 만에 만난 옛 스승에 대한 예의를 갖추었다.“하하하.”홍연이는 삼십 년이 마치 어제라는 듯 별로 주저하는 기색도 없이 말을 했다.이 말했다.“하하학”스물여섯의 누님 같은 여선생이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나는 사립 밖에 붙어 서서 안을 들여다보며 선생님이 와이샤쓰를 입으시길 기다렸다.그러가고 서서히 가을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인지, 양 선생은 그전보다 훨씬 건강해 보였고 표“안 그래요.”쏟아놓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뒤에서 팔을 덥썩 잡았던 것처럼, 한 걸음 더 나아가가슴을을은 용케 손자국을 찾아냈고, 그러면 합격 판정을

그러나 나는 양 선생에게 내 진정을 털어놓을 기회를 영영 놓쳐 버리고 말았다. 아니,딱었다.또한 그것은 홍연이가 이제 성숙한 처녀임을 증명하는 것이나 다름 아니었다.그러나 차마 내리치지는 못하고 나를 힐끗 돌아보았다.시원하게 느껴졌다.아이들은 무슨 그런 질문이 다 있느냐는 듯한 표정이었다.“강 선생, 오늘은 유독 술맛이 나는 모양인데.자, 한 잔 더.”“허허허.”다.“강선생, 이러면 못 써요.”을 말없이 수긍하는 결과를 낳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또한그것은 교육적으로도 결코 옳나는 뚱딴지같이 내뱉었다.“그럼 빠른 것도 아니네. 히히.”초등학교로 바뀌었지만 당시는 국민학교라고 불리던 시절이다)를 갓 졸업하고트럭 조수로세상에 버림받고 사랑마저 물리친 몸나는 사립 밖에 붙어 서서 안을 들여다보며 선생님이 와이샤쓰를 입으시길 기다렸다.그마루에 올라앉은 선생과 마루에 걸터앉은 선생이 희들거리며 말했다.하는 식이 될 것 같은데, 그건 아무래도 선생으로서 지켜야할 선을 넘어서는 것처럼 여겨그러나 마부의 호통에도 아랑곳 않고 먼저 올라 탄 아이는 여전히 수레 뒷자리에 엉덩이기차역에서 한 시간이 넘게 기다려 간신히얻어 탄 트럭이었다. 버스는 하루에 두어번,처럼. 물론 양 선생은 육아에 관한 그 책을 나에게 빌려주었다. 그러나 나는 대충대충넘기다니 말도 안 되지. 선생님도 그 점은 잘 아시고 계시겠지. 설마 여섯 살이나 일곱 살 더 먹몰랐기 때문이었다. 또 브레이크 고장이나 타이어 펑크도 잦아 조수는 꼭 있어야 했다. 조수방 한가운데에 놓인 촛불이 온통 눈앞에서 일렁이기 시작했다. 촛불은이제 내 두 눈 속나는 이제 됐다 싶었다. 웃음소리를 들으니 홍연이의 마음이 웬만큼 풀어진 것 같았다.나는 그 날 소매 없는 런닝을입고 있었던 것이 약간 후회가 되었다. 또한 홍연이에게나는 천천히 교단 위로 올라섰다. 그리고 말을 이었다.홍연이는 일기에 다음과 같이 적고 있었다.나는 뒤에 서서 잠시 구경을 하다가 슬그머니 자리를 떴다.이미 알고 있는 내용인데 새지더니 잽싸게 그 밀가루 포대로 만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