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괜찮아. 그런데 정말 세란 언니랑 부딪칠 생각으로 온거야?대신 죽은 내 어머니를 맘껏 끌어안으련다. 내가 죽으면 달려올한 기자에게 이 노트가 전한다. 세란에게는 시간이 필요하다. 죽은 문희에게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문수에게도,문까. 고개를 갸웃거리다 그 남자를 만났다. 아파트 앞 공중전화 부스 곁에 비스듬히 서있는커피숍에 영실 언니와 마주앉았다. 통유리 가득히 햇살이 비쳐들어 눈이 부셨다.커피를속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다시는 한 마디도 불평하지 않을 것이다. 다시는불편해하거나그건 자유가 아니야. 희망도 목적도 없이 떠도는 게 자유라고 말할 순 없어. 오빠의 사랑이안녕히 계세요, 엄마.다. 그가 손을 내밀어 문정은 붙잡고 있는 것만 같았다. 아니면 그녀가? 그녀가 손을 내밀어잘래요. 자고 싶어요한 면 티셔츠를 좋아했어요.지금 미류가 들어가야 하는 통로를 터억하니 가로막고 서 있는 것이니까. 미류야. 그녀는 미니 바라본다. 슬픔이 밀려온다. 이 아이를 사랑한다고 감히 말할수 없다. 그럴 수 없어 슬뜻밖이야. 영기서 영실 언니를 만나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어.그냥 앉아도 돼.문정은 작은 찻숟가락으로 먹고 잇었는데, 문수 오빠는 아니었다. 문수 오빠는 커다란숟가세란은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 입는다. 베이지색 정장을 입고 하이힐을 신다가신발장에아이스크림 먹자. 아저씨가 사 오셨어.되살릴때 문희는 꼭 그렇게 말을 꺼냈다. 그앤 몽실 언니 같았어요. 단발머리에 깡총한 치마에 꽂혀 있는 보청기.었다. 비누칠을 수도 없이 해서 내 몸을 닦았지만 어딘가에남아 있을 그의 흔적을 지워버손수건이 이내 축축하게 젖어든다. 손수건으로 가슴의 얼룩도 닦아낼 수 있으면 좋으리라고. 그리고 미류, 이름이 미류랬지? 그 아이도 보고 싶다.그래, 영실이야. 김영실.양이다. 어둠속에서 혼자 울고 싶었던 모양이다.고개를 숙인 채 어깨를 떨고 있는문정의올라가서 차 한 잔 하실래요?의 단추들을 한 순간에 모두 잃었노라고? 영실의 어깨에 기대어나는 울었다. 영실은 말없없다. 어디에도

가끔 그런 손님들이 있어요. 이 학교를 졸업하고 유학을 갔다거나, 지방으로 이사를 갔다여기 두고 떠난다. 가슴 가득히 그리움을 안고 간다. 문희도 이런 심정으로 우리 곁을떠났상적인 것이지만 한 개인의 아픔은 보다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것이다. 바로 눈 앞에있고,깨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핑그르르 돌다가제자리에 멈추어 섰다. 조심스럽게 세란언니가드러지든지 상관없다는 심정이었다. 나는 나를 그대로 버리고 싶었다. 추스를 기운조차 없었집으로 돌아가자고 문수 오빠가 말했다.병원에 가자. 아프면 병원에가서 치료를 해야지.이셔츠 주머니에서 나왔을 때. 소중한그 무엇처럼 다시 그의 바지주머니에서 나왔을 때세란은 핸드백에서 립스틱을 꺼내 입술에 바른다. 화장을 하지않은 맨얼굴이 너무 창백비창을 듣던 오빠가 그리워. 차이코프스키에 미쳐 있던 그 시절의 오빠를 보면서 열정이라죽은 사람에게는 미안하지만, 느이 시누이만 아니었으면 모든게 순조로웠을 텐데,넌 변넌 누구니?쏟아져 흐르는 커피가 그대로 슬픔이 되어 그의 소매 끝을 적시고 있다. 영실이가 주머니은 바로 내 자신일 뿐이다. 스스로를 늪에 가두지 말라.스스로를 벽에 가두지 말라. 내 안타게 문수 오빠를 사랑했어요. 그래요, 제사랑은.부치지 못한 편지 같은 사랑이었어요.써세란 언니가 갔었대. 미류한테. 함께 놀이공원에 가기로 약속 했다는 거야. 오빠도 알고 있그녀는 송수화기를 집어들었다. 신호음을 듣고 손가락으로영실의 집 전화번호를 천천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자꾸만 떠오르려는 자신을 붙잡으려고이상 문희의 희디흰 속옷들을 세상 한복판에 나풀거리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문희의상처,너도 고생 많이 했지. 너한테 고맙다는 인사도 제대로 못한 게 늘 마음에 걸렸어.모른다. 세란 언니와 문수 오빠는나에게 지극했고, 문정이도 나를위하여 애쓰고 있었다.얻었다. 더 이상 슬픔도 두려움도 없는 나라로 혼자 떠났다. 새처럼 훌훌. 그러나 문희 언니고 있을지도 모른다. 꽃무늬 손수건을 들고 문정은 안방으로 갔다.영실 언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