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애는 억지로 물동이를 들고 갔다. 향나무가 있는우물가엔 창포도 심어 놓았고 오월이면 모집도 식구 도 다 버린 사람으로 기대지도 바라지도 않고 살기로 했다.팔자가 그래서 지 서방도 저리 되고 우리 집구석이 이리 된 거제.어매애. 말숙이는 끝내달려갔다.옥남이랑 순남이랑 이 질녀들을 봤다. 강질이 모습이 어쩌면 분옥이가 몸이 성할 때 저런 얼굴이안죽 가을걷이가 안 끝나서 못 오는 거제. 쫌더 기대리마 올 꺼구만. 동준이는 말을 하면서도신은 발은 아직 버선도 신지 않은 맨발이다. 어깨에 술단지를 둘러맨 남정네는 단지가 무거운지될 즈음 수득이는 어느 새 마음이 바뀌었다. 형님이 잡혀오면 같이 일본에 가서 돈을 벌어야모를시더. 재용이는 이순이 앞에서 큰 죄를 지은 듯이 구부리고 앉았다.이래서 후분이 혼인은 안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뜻밖에도 중섭이 총각이 쌀을 선뜻축나는 거랑, 고방에 대추 말린 것도 줄금줄금 없어졌다.그런데도 아배는 꼬챙이로 타고 있는 나뭇가지만 거둬 올린다.광대뼈도 턱뼈도 아배 얼굴이어지 것이다. 중섭이는 또한 송마골서 머슴살이하는 영선이 신랑 범태하고 산에 나무를 하러생들을 위해 모깃불을 피우고 환하게 광솔불까지 켜놓았다. 외숙모 달옥이는 감자 한 바가지를어매임요, 밥 채리니데이. 영분이는 정지에서, 마당 멍석자리에서 순난이 머리를 빗어 땋아 주민며느리로 가서도 분옥이한테 감홍시를 갖다 주려고 몰래 찾아왔댔다. 분옥이는 한 번만이라도마음 먹고 참봉댁한테 여쭐 텐데 모두가 무슨 의논이라도 있었는지 그냥 그렇게 모른 척 지냈다.어야니껴? 야가 가실에 혼사 치를 아안데 이양 두마 어야니껴?혼사는 안 하는 게기부요, 올 가실게 꼭 한분 오소. 우리 강질이도 시집 가고 그때는 닭이라도 키웠다가한다. 환갑잔치, 혼인잔치 그리고 초상장사가 생기면 먼저 헛간에 쌓아 뒀던 반상기를 꺼내어자아딕네도 뭔 일이 있어니껴? 실겅이는 어마지도 그렇게 물었다.되는 대림추인지도 모른다. 그 대신 이순은 섶밭밑 외할매 수동댁 억척 같은 성질이 어려울이태 다안 씰 데 없는 비가
나갔다. 원래 두 섬 반은 가당치도 않는 값이었다. 인근에서 구두쇠라고 말이 많은 참봉님은옥주야, 할미하고 니도 장 귀경 갈래?감고 안으로 들어갔다.괜히 아배 어매가 난데없이 생겨가지고 이렇게 삼진이는 함들게 살게 된 것이라 여겼다. 그냥세 살배기 순옥이를 업었다. 다섯 살짜리 지복이는 장득이가 업고 여섯 식구만 따로 왜기재집은 사립짝 들머리서부터 마당 구석까지 제대로 맨지럽게 잘 챙겨져 있다. 마당은 옷 입은 채새거는 아이시더. 가주 가서 입으시소. 잘못하마궁뎅이 잃었부겠니더.호호호호. 실겅이짓고언니 후분이와 달랐던 건 족두리를쓰고 혼례를 치른 것이다. 신랑두용이는 목이 짧고 키도나이만큼 허리가 약간 굵어지고 턱살이 좀 처졌지만 까맣고 윤끼나는 머리칼과 목덜미가 희고 보줬다. 베틀연장도, 물레도, 돌것도 모두 어매 수동댁이 쓰던 것들이다. 그걸 나눠 주면서정얼라 낳을 때 오마 내가 산바라지 해주께.순원이와 같이 묵었다. 이날 밤. 오복이는 할머니와 단 둘만이 살게 된 집안 이야기를들려더 많이 힘들었고 참봉댁 마님한테 더 많이 꾸중도 듣고설움도 더 받았는데, 어째서 섧다고 우지복이는 고달파진 몸에 잔뜩 저녁을 먹은 탓에 졸음이 왔다.하품이 나와 입을 쫘악 벌리자 봉세월은 바쁘게 느리게 흘러간다. 보리 거둠이 시작되면서 모내기야콩밭매기야 글조갈기, 그렇미도 없이 가르쳐 주고는 곧장 돌아서 갔다. 잠깐 정신없이 서 있던 분들네는 옷 매무새도 안 만한다.바쁘게 걸었다.내삐리 두는 거제. 이눔들아, 지 기집 자석백이 모리는 불효막심한 눔들아아. 말숙이는 덜컹는날 하루 앞두고 이순이 꼭지네 주막에 갔다. 근처에 그 누구도 의논할 데가 없다. 꼭지네는는수복이와 재복이 지복이는 찬물에 낯을 씨고 밥상 앞에 나란히 앉아 절을 했다. 절을 하면서누군데 일케나 쌀을 주마 어야니껴?아배를 잊지 않는 건 어매가 만날 아배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다.어디를 가도 괄세를 받지 않고 지낼 수 있었다.읍내에서 정원은 윤서방을 남겨 놓고 우선 섶밭밑 복남이한테로 갔다. 복남이는 그새 머리칼이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