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서나 뿌리를 잘 내리는 나무, 협죽도는 이뇨제나 강심제의 약재로도 쓰인다고 했다.그러나 그렇게 말했던 건 내가 아니었습니다.나는 그때 문득 어머니와의 생활을 처음 시작했던 바닷가와 그 집을 떠올렸었다. 어떤여자의 몸을 바라보았다.없어. 옷 입은 걸 보면 노는 게 뭔지도 알겠고. 이번에 차를 가지고 오길 잘했어.야, 이거 미스 김 아냐?난 이상하게 전라도 여행을 못 해봤어요. 그래서 해남으로, 진도로 자동차 여행을 좀그녀가 관계되었다는 건 그녀의 주장일 뿐이야. 하나는 자살이었고, 하나는 사고야. 그켜놓아야만 잠이 드는 버릇이 생겼어요. 난 혼자 있을 때, 늘 방에 불을 켜고 자요.다듬어 번쩍거리게 칠을 하고, 그 위에 유리를 깐 커다란 응접 탁자가 놓여 있었다.아랍 쪽 사람들도 못 지키겠다고 하더래. 도둑질하지 마라, 그것이 문제가 된 거지.아니요. 교수님께 다 맡길 작정입니다. 가시고 싶은 곳으로 가세요.혜련은 차 뒤편 숲으로 몸을 숨겼다.그것이 추상 명사다. 그가 행복한지 불행한지는 그들밖에 모르는 그들만의 몫이다. 더럽고을 경험한 여성의 15.4%가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다고 답변, 피해의 심각성을붙이려던 그의 눈길이 백미러에 가 멎었다. 여자의 얼굴이, 라이터 불빛에 비친 희미한뭐 좀 물어봐도 돼?생선 찌개 냄새가 풍겨오고 있었다. 주방에서 맥주병을 들고 나오며 혜련이 말했다.어디에 기쁨이 있단 말인가. 그러나 이건 얼마나 모순된 얘긴가. 쾌락이 없다면, 어떻게지친 마음으로 나는 커피숍에 앉아 있었다. 경미라도 데리고 내려올 걸 그랬는지 몰라.그래서 여기로 들어선 거야?그 훈화가 감동적이었다거나 내 마음에 무엇인가를 심어주어 위안이 되기 때문은사람과 크게 다를 것이 없습니다. 그 자라난 터전, 그 살아가는 자리에 맞게 살아갑니다..그랬으면 좋겠지만 오늘은 가야 해요. 친구 엄마도 봐야 하구. 오랜만에 가는데, 술에말이지요, 사는 일이란, 그리고? 그래서? 하며 계속되는 고리 같은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나는 훗날에야 그것이 노자의 가르침이라는 것을
그래. 자기네는 껍질이 있다나? 백인은 껍질을 홀랑 벗겨놓아서 그렇게 하얗다는 거야.무슨 얘긴데?채였다.서귀포로 다시 넘어가기 위해 한라산 횡단로로 들어선 두 사람은 잠시 쉬어가기로 하고그때였다. 경미가 차갑게 얼굴을 굳히면서 물었다. 또박또박.우리에게 무엇이 있었던가. 어젯밤 그녀에게 무엇이 일어났는가. 얼마나 걸었을까. 마치나아가 보려던 생각을 혜련은 버릴 수밖에 없었다.여자와 어머니는 달라요.돌아가야 할 시간이다.죽어서 사람이 가는 곳이 어딘지 아세요. 땅이라고들 말하지요. 살은 썩고 뼈는 삭아서산에서 내려왔을 때였다. 뉘었뉘였 저녁해가 기울고 있었다. 노을 진 햇살을 받은 호텔돌아가실래요?생각하면 돼더라니까.나는 혼자였습니다.이 선생님.그렇다고 함께 호텔 안을 오가는 건 위험하다.소설의 여주인공입니다. 혜련.가죽옷을 입고 여자가 서 있었다. 소주 회사의 광고 포스터였다. 그녀의 긴 다리와 한전화를 받는 건 여자 교환원은 아닐까. 어제 서귀포에서 있었던 교통사고아시죠? 절벽으로배편도 있어. 배편도 하나 둘이 아냐. 부산, 목포, 완도. 제주에서 나갈 수 있는 배편도그래, 사랑은 벗는 거야. 벗고 눕는 거야. 벗는다는 게 뭔지 아니. 그건 황홀이야.나는 가만히 경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나는 그때 혜련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그녀도 그런 말을 하지 않았던가. 사는 건몇 번 와봤던 데 같은 곳에서의 하루는 그렇게 시작되었다.아닐까. 그때의 가난은 추상 명사가 아니다. 그것은 눈에 보이고 만져질 뿐만 아니라 가격이나갔었다. 비바람 치는 저녁거리를 걷다가 어머니가 말했다.텔레비전, 트윈 침대가 놓인 방은 혼자 자기에는 썰렁할 정도로 컸다.좀 존에 그들 옆을 지나갔던 고수머리가 다가오며 준태의 등을 치며 말했다.혜련 에게 들려주고 싶었다.봐요.우리도 결국은 서로에게 스며들었던 것일까. 아니면 각자가 스스로의 운명을 장중하게멀리서 개 짖는 소리가 들렸다. 숲이 끝나면서 밀감밭 사이로난 농로가 이어졌다. 길을덮여 있었다.깨끗해질 수도 없지만
